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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100조 급증해도 고용은 ‘엉금엉금’…재계 2위 SK의 ‘짠물’ 채용 [5년약속 팩트체크 ⑧]

    입력 : 2022.06.23 06:00

    4년전 연 9300명 계획, 작년 9000명으로 줄었다가 이번에 1만명으로
    자산 54% 증가해도 채용은 7% 늘린데 그쳐
    ‘2026년까지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분야에 247조원 투자, 5만명 신규 채용’.
    지난 5월 SK그룹이 내놓은 중장기 투자와 고용창출 계획을 요약하면 이렇다. 같은 기간 450조원 투자와 8만명 채용을 약속한 재계 서열 1위 삼성 다음으로 큰 투자 보따리다. 재계 2위 SK의 향후 5년 투자는 반도체(Chip)와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등 이른바 ‘BBC’ 산업을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또 국내에서 5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가뭄 속 단비까지 뿌렸다. 
    SK가 그룹 차원의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SK그룹은 계열사별로 투자 계획을 세우거나 고용∙투자 계획 등을 발표해왔다. 이번 중장기 투자 계획은 재계 2위에 오른 SK그룹의 향후 5년을 그리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에 맞춰 내놓은 SK의 투자 계획은 약속대로 지켜질 수 있을까? 
    SK 서린 빌딩. /SK그룹
    ◇국내 179조원 투자는 ‘BBC’에 집중

    SK그룹은 2026년까지 247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전체 투자액 중 179조원은 국내에 투자하겠다고 했다. 국내 투자 규모로는 재계 1위 삼성(5년간 360조원)보다 작고 재계 3위 현대차(4년간 63조원)보다는 많다.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지는 분야는 반도체. SK그룹은 인공지능(AI)과 디지털전환(DT)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반도체라 판단하고, 반도체 및 반도체 소재에 전체 투자 규모(247조원)의 절반 이상인 142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외에 전기차 배터리 등 그린 비즈니스에는 67조4000억원, 디지털 24조9000억원, 바이오 등에 12조7000억원을 투자키로 공언했다. SK 관계자는 “전체 투자금의 90%가 ‘BBC’에 집중될 만큼 이번 투자는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SK그룹은 고용 창출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다짐을 했다.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년간 5만명을 국내에서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 3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김동연 전 부총리와 함께 간담회를 열고 3년간 80조원 투자, 2만8000개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기획경제부
    ◇투자 늘긴 했는데…

    SK그룹이 이전에 내놨던 투자 계획과 비교해 보면 투자 금액도 채용 규모도 이전 정부에서 약속했던 규모보다 커졌다. SK그룹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3월, 3년짜리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8년 3월 14일 서울 종로구 SK본사에서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간담회를 열고 반도체·소재, 에너지, 차세대 ICT, 미래 모빌리티, 헬스케어 등 혁신성장을 위한 5대 신사업에 2020년까지 3년간 80조원을 투자하고 2만8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투자 계획은 이전과 달리 투자 기간이 3년에서 5년으로, 투자 금액은 연간 27조원에서 49조원으로 85%나 늘었다. 채용 규모도 이전 정부에서 약속한 연간 9000명(3년 2만7000명)에서 1만명(5년 5만명)으로 늘어났다.

    ◇몸집에 비해 부족한 투자

    숫자만 놓고 보면 SK의 투자는 문재인 정부 때보다 규모가 커졌다. 그러나 그 사이 늘어난 SK의 자산총액을 따져보면 투자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난 4월 2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자료를 보면 SK의 올해 자산총액은 291조9690억원이다. 삼성(483조9187억원)에 이어 2위다. 기존 2위에서 3위로 밀려난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산총액은 257조8450억원으로 집계됐다. SK가 현대차를 제치고 재계 2위에 오른 건 재계 3위에 오른 2006년 이후 16년 만이다. 

    재계 2위에 오른 SK의 자산총액은 전년보다 52조439억원이 증가했다. 3년간 80조원 투자를 약속한 2018년(189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100조원 이상 차이 난다. 그때보다 투자 규모를 늘리긴 했지만 지금의 자산 규모를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
    더욱이 SK가 주력으로 투자하고 있는 반도체 설비 비용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 라인 하나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돈이 2000년대 후반엔 7조원 정도였지만, 2010년대 후반엔 10조원으로 늘었다. 2015년 완공된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인 경기도 이천의 M14는 15조원, 2018년 문을 연 경기도 용인 SK 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M15는 20조원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공급망이 막히면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난으로 반도체 생산 장비 가격도 치솟고 있다. SK가 매년 투자할 금액을 27조원에서 49조원으로 늘리긴 했어도 계획대로 투자를 진행하기 버거울 수도 있다.
    SK는 2018년 약속한 투자 계획은 사실상 달성했다. SK측은 2018년 31조4000억원, 2019년 24조2000억원, 2020년 22조9000억원의 투자가 이뤄졌다고 잡스엔에 밝혔다. 3년간 78조5000억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2018년 3년간 투자하겠다고 한 80조원에 가까운 금액이다. 지난 정부에서 약속한 투자 계획이 공약(空約)은 아니었다는 얘기다.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앞으로 5년간 약속한 투자 계획이 정부 눈치를 보려고 무작정 던진 숫자는 아닐 거란 기대를 해봄 직하다. 

    ◇줄였다 늘린 신규 채용…채용 ‘단비’ 맞아?
    채용 부문은 어떨까. 2018년 3년간 2만8000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한 SK위 채용 규모가 2021년엔 향후 3년간 2만7000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살짝 줄어들었다. 매년 9300명 정도를 뽑다가 9000명을 뽑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줄었던 SK의 채용 계획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때맞춰 발표한 투자 계획에선 앞으로 5년간 5만명을 뽑는다는 쪽으로 바뀌었다. 매년 9000명에서 1만명으로 채용 인원을 늘린 것이다.
    SK에 밀려 재계 3위가 된 현대자동차그룹이 연간 1만명을 채용을 약속한 것과 같은 규모다. 재계 1위인 삼성은 매년 1만3300명을 새로 뽑겠다던 계획을 1만6000명으로 늘려잡았다. SK의 자산 규모나 재계 순위를 볼 때 채용규모가 크게 늘었다고 보기 어렵다.
    자산이 2018년말 189조5000억원에서 2021년말 291조9690억원으로 100조원 이상 늘었지만 연간 1만명을 뽑겠다는 채용 계획 2018년 수준(연 9300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거다.
    SK는 2026년까지 5만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밝혔다. 연간 1만명을 채용하는 셈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실제로 SK그룹 직원 수도 계획만큼 늘지 않았다. SK그룹의 직원 수는 2018년 말 기준 9만3116명에서 2021년 말 기준 11만7438명으로, 2만4322명이 늘었다. 2018년부터 매년 9000명, 총 2만70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것과 비교하면 3000명 정도 부족하다. 전체 직원 수의 증감이 신규 채용 결과를 말하는 건 아니다. 퇴사나 이직, 정년 퇴직 등의 이유로 회사를 떠나는 자연감소분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SK가 매년 1만명씩 5년간 5만명을 뽑는다 하더라도 5년 후 직원 수가 그만큼 늘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SK는 이번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성장동력을 찾고 키워나갈 주체는 결국 ‘인재’라고 했다. 5년 후 SK를 이끌어갈 인재는 얼마나 늘고 그룹의 위상은 또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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