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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투자에도 힘 못쓴 KT 5G…채용은 좀 늘까? [5년약속 팩트체크 ⑦]

    입력 : 2022.06.21 06:00

    향후 5년 고용 목표 이전 5년보다 20% 이상 줄어
    전 정권서 발표한 고용 계획 아직 달성 미달

    ‘투자는 늘려도 채용은 줄인다.’ 국내 재계 서열 12위 KT그룹의 향후 5년 투자 계획을 한 줄로 요약하면 그렇다.

    자산총액 42조원으로 12위에 오른 KT그룹은 2022년 6월, 향후 5년간 통신은 물론 인공지능, 로봇, 클라우드, 콘텐츠 사업 등에 27조원을 쏟아붓겠다며 그룹 출범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재계가 주목하는 고용에선 체면치레라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쪼그라들었다. 앞으로 5년간 2만8000명을 채용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앞서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발표한 고용 계획(3만6000명)보다 22%나 줄어들었다.

    재계 12위 KT가 투자 규모에서 GS(8위)나 현대중공업(9위), 신세계(11위)를 앞지른 것을 놓고 보면 채용 계획은 더 아쉬워 보인다.

    직원 수도 뒷걸음질 쳤다. 그룹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KT의 직원 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들고 있다. KT 직원 수를 보면 2018년부터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KT의 2018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정규직과 기간제 근로자를 합한 총직원 수는 2만3835명이었다. 이후 2019년 2만3372명, 2020년 2만2720명, 2021년 2만1759명으로, 직원 수가 4년 전보다 2000여명이 줄어들었다. 투자는 늘렸지만 고용 없는 성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KT그룹이 이번에는 과연 공언한 내용을 지킬 수 있을지 과거 KT가 공언한 약속들을 계획별로 살펴봤다.
    구현모 KT 대표. /KT 제공
    ◇네트워크 투자 늘렸는데…5G 커버리지 꼴찌

    네트워크는 KT그룹이 이번에 발표한 투자 계획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네트워크 인프라에 5년 동안 1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네트워크 생존성 강화, 네트워크 안정성 강화, 세계 최고의 네트워크 구축 및 디지털 혁신 가속화를 위해 투자하겠다고 했다. 기존 수도권 외 지역에 DR센터(Disaster Recovery Center)를 구축할 예정이다. 통신사 간 상호 백업망 구성, 우회 통신 경로를 확보해 사회적 재난 발생 시 생활 밀착형 서비스의 안정성을 보장해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거다. 또 과거 구축된 동 케이블 기반의 저속급 네트워크 시설을 광케이블 기반 고속급 네트워크 시설로 개선하고, 5세대(5G) 이동통신 전국망 조기 구축을 추진해 도시-농어촌 간 디지털 정보 격차 해소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네트워크 투자는 황창규 전 회장 시절인 2018년 중순 발표한 투자 계획에서도 큰 부분을 차지했다. 당시 KT그룹은 2023년까지 5G 등 네트워크 분야에 9조6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19년에는 ‘5G에서 압도적 1등’이라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투자 결과는 어떨까.

    우선 2021년 KT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도보다 4.1%, 41.2% 늘어났다. 2021년(연결기준) 매출 24조8980억원, 영업이익은 1조6718억원을 달성했다. 2020년 매출은 23조9167억원, 영업이익 1조1841억원이었다. 실적은 나쁘지 않다. 국내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비스 부문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2021년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1년 통신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 결과’를 보면 국내 이동통신 3사 중 KT그룹이 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범위 부문에서 꼴찌였다. SKT가 221만1875㎢로 서비스 범위가 가장 넓었다. LGU+가 185만6491㎢로 뒤를 이었고 KT는 164만4847㎢로 3위였다. 한편 KT그룹은 2021년 10월 전국 유·무선 통신망 마비 사태로 전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기도 했다. 그동안 업계나 소비자 사이에서 통신서비스 사업에 대한 투자가 소홀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번 점검 결과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이런 품질 저하는 줄어든 설비투자액과도 연관이 있다. 2019년 KT그룹이 5G 설비에 투자한 금액은 3조2570억원이었는데, 매해 감소했다. 2020년 2조8720억원, 2021년 2조855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보다 6150억원이나 줄어든 것이다. 이에 투자는 줄이고 실적만 챙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단순히 설비투자액만 보고 투자 가치를 따질 수는 없다. 그러나 목표했던 ‘5G에서 압도적 1등’을 지키지 못했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터져 나오는 서비스 불만은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에 KT그룹 관계자는 “2022년 설비투자는 2021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할 때는 초기 투자비용이 대규모로 들어간다. 갈수록 서비스가 안정화하면 설비에 드는 투자비용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단일 통신 기업이 설비에 3조원에 가까운 비용을 투자하는 건 국내에서 흔치 않은 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KT 캡처
    ◇구현모 대표 “KT는 통신사 아냐”

    KT그룹은 또 다른 먹거리 디지털 플랫폼에 12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인공지능(AI)·빅데이터·로봇에 1조5000억원,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1조7000억원, 미디어·콘텐츠 분야에 2조6000억원(콘텐츠 수급위한 6조원 투자는 별도) 등 총 5조8000억원을 투자한다. 나머지 6조2000억원은 금융, 디지털헬스, 모빌리티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KT그룹은 이를 통해 디지코(DIGICO)로 도약한다고 밝혔다. 디지코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을 의미한다.

    2018년에도 디지코라는 단어는 없었지만 2019년부터 2023년까지 AI, 클라우드, 가상현실(VR), 빅데이터 등 디지코 분야에 3조9000억원을 쏟겠다고 약속했었다. 투자 규모를 8조1000억원이나 늘린 것이다. 이후 2020년부터 구현모 KT대표가 취임하면서 꾸준히 기존 통신기업(Telco)에서 나아가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이 필요하다고 언급해왔다.

    구 대표는 취임 후 1년 6개월 동안 디지코 실현을 위해 총 1조925억원의 투자를 진행했다. KT그룹의 미디어 그룹사 지니뮤직은 전자책 구독 서비스 ‘밀리의 서재’ 지분 38.6% 인수해 1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국내 전자책 구독 서비스 1위 기업인 밀리의 서재는 상장을 앞두고 있다. 글로벌 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 지분 100%를 약 17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또 2020년 6월 현대로보틱스와 전략적 제휴를 위한 사업 협력을 맺고 50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를 확보했다. 두 기업의 대표적인 결과물은 식음료(F&B) 서빙로봇이다. 그러나 2021년까지만 해도 눈에 띄는 성과는 없었다. KT그룹은 올해 초 ‘스마트상점 기술보급사업’의 기술 공급 기업으로 선정됐는데, 업계에서는 이를 KT그룹의 AI 로봇 사업 실적 개선의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디지코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벌인 결과 KT그룹의 2021년 B2B 사업 매출 4조3000억원 중 42%가량이 디지코에서 발생했다. KT그룹은 앞으로도 디지코 사업에 열중할 것으로 보인다. KT그룹이 통신기업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구현모 대표다.

    구 대표는 11년 만에 나온 내부출신 최고경영자(CEO)다. 그룹의 대표적 전략기획 전문가로 꼽히며 과감한 추진력을 지녔다는 평을 듣는다. 구 대표는 경제경영연구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해 KT그룹에서만 34년 정도 근무했다. 그룹에서 기업단위 전략과 기획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구현모 대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22’ 간담회에서 “KT는 통신회사가 아니다”라고 했다. 구 대표는 “올해는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서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다른 기업을 인수하기보다는 제휴 협력에 초점을 맞춰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 돈이 되지 않아 정리한 사업이 900억원에 달한다. 앞으로는 사업을 여러 개 하지 않고 ‘똘똘한 놈’을 잡아 선택하고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KT AI 로봇. /KT 제공
    ◇채용 2만8000명?…직원은 계속 줄어

    KT그룹은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액을 늘렸지만 고용부문에서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5년간 약 2만8000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KT그룹사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는 말이다. 이는 2018년에 발표한 고용 계획보다 8000명이 줄어든 것이다. 당시 KT그룹은 향후 5년간 총 3만6000명의 정규직을 직접 채용한다고 밝혔다.

    고용 목표가 줄어든 것에 대해 KT관계자는 “시장 상황이나 경영 환경에 따라 탄력적으로 계획을 세운다”고 전했다.

    KT그룹 측 자료를 보면 2021년 말 기준 KT그룹 50개 계열사를 모두 합친 임직원 수는 5만6000여명이다. 목표한 고용은 5년 전보다 줄긴 했지만, 현재 임직원 수의 반 이상을 추가로 채용한다고 밝힌 셈이다. KT그룹 관계자는 “그룹과 긴밀하게 일하는 협력사를 모두 합치면 14만3000여명이 종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만6000명의 고용 계획을 발표한 후 4개년이 지난 지금, 과거 목표했던 수치의 약 80%를 이행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KT그룹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KT 직원, 그중에서도 정규직은 3년 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에 발표한 KT그룹 사업보고서를 보면 2019년 12월 기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정규직, 청경, 무기계약직)’는 총 2만2810명이었다. 이중 정규직만의 비율은 확인할 수 없었다. 2021년 12월 기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수는 2만1087명이었다. 3년 동안 정규직이 1723명이 줄어든 것이다.

    정규직 직원 수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희망퇴직이다. KT는 2014년부터 계속해서 희망퇴직을 받아왔다. 2014년 KT는 8000여명을 내보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당시 퇴직금 등으로 9050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KT그룹 관계자는 “2018년부터 희망퇴직을 정기적으로 받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정년이 얼마 안 남은 분들인 만큼 직원 수가 줄어드는 것은 자연 감소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통신사만 놓고 보면 KT가 고용 창출에 가장 적극적이다. 2021년 12월 기준 국내 통신사 직원 수를 살펴보면 KT가 총 2만175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LG유플러스 1만187명, SKT 5339명 순이었다. 2위인 LG유플러스와도 1만명 이상이 차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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