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의 사나이’…손흥민, 득점왕에서 광고왕으로

“월드컵이 아닌데도 새벽에 잠 못 자고 숨막히게 봤다.”

손흥민이 영국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자 축구팬들 사이에서 쏟아진 반응입니다. 손흥민은 2022년 5월 23일 영국 캐로 로드에서 열린 노리치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경기에서 2골을 기록하며 토트넘 홋스퍼의 5대 0 승리를 이끌었는데요. 손흥민이 득점왕을 확정짓는 골을 터뜨리자 팀 동료들은 모두 그를 얼싸안고 축하인사를 전했습니다. 

손흥민은 아시아 최초의 영국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토트넘 홋스퍼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까지 확보했는데요. 영국 BBC방송과 스카이스포츠,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은 앞다투어 그를 ‘시즌 최고의 선수’라고 보도했습니다. 

손흥민의 경기력과 스타성이 입증되자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4월 공식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출시하면서 그를 공식 모델로 내세웠는데요.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 SNS에 올린 광고에는 손흥민이 중앙을 장식했습니다. 그 옆에는 킬리안 음바페와 네이마르, 리오넬 메시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자리했습니다.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손흥민은 과거 자서전 ‘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들’에서 “인생에서 공짜로 얻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 슈팅과 컨디션 유지, 부상 방지 등 전부 죽어라 노력해서 얻은 결과물”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요. 관련해 전문가들은 그의 성실하고 열정적인 모습이 광고 상품과도 연결되면서 소비자의 구매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무려 2조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득점왕에 이어 ‘광고왕’에 등극한 손흥민의 시장 가치를 알아봤습니다. 

먼저 선수의 가치를 가늠하는 추정 이적료가 급등할 것으로 보입니다. 손흥민 선수는 토트넘 이적 후에도 계속해서 몸값이 올라 현재 8000만유로(한화 약 1075억원?공동 14위)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축구 통계 및 이직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켓이 2021년 12월 기준으로 이적료를 추산한 것으로, ‘득점왕’에 오른 후 이적료는 더 급등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손흥민의 브랜드 가치는 얼마나 될까요? 한국기업평판연구소는 2022년 3월 기준 스타 브랜드 평판 1위로 손흥민을 꼽았습니다. 이는 2022년 2~3월까지 측정한 스타 브랜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뽑아낸 순위인데요. 2위는 방탄소년단(BTS), 3위는 가수 임영웅이 차지했습니다. 포브스코리아 역시 ‘2022년 파워셀러브리티’ 종합 순위 3위에 손흥민을 올렸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0년 말 손흥민이 만드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무려 2조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는데요. 당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은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한국은행 산업연관표, 국내외 설문조사 등을 종합해 손흥민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1조9885억원 수준으로 추산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유럽 축구시장에서의 가치 1206억원, 손흥민에 의한 대유럽 소비재 수출 증대 효과 3054억원, 그에 따른 생산 유발 효과 6207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1959억원으로 계산한 수치였습니다. 

여기에 더불어 유소년 동기 부여와 자긍심 고취 등 손흥민이 유발하는 무형의 가치는 7279억원, 광고 매출효과는 연 180억원으로 추산했습니다. 몸값으로 추산된 1206억원을 제외한 1조8000억원 가량이 모두 손흥민이 만들어낸 직간접적인 경제 효과인 셈이죠. 손흥민의 활약이 2년 후인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고, 최근에 득점왕 타이틀까지 거머쥐었으니 손흥민의 경제적 효과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손흥민의 득점왕 소식에 가장 특수를 누리고 있는 곳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입니다. 손흥민은 수년째 아디다스 공식 모델로 활약하고 있는데요. 아디다스코리아는 2008년부터 손흥민을 후원했습니다. 이후 그가 세계적인 선수가 되면서 지금은 글로벌 아디다스 본사가 후원하고 있습니다. 

아디다스는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사용하는 공인구 ‘알 릴라’(Al Rihla)의 모델로도 손흥민을 적극 활용했는데요. 통상 세계적 축구 스타 한 명을 내세웠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리오넬 메시와 함께 손흥민을 ‘투톱 모델’로 세웠습니다. 손흥민이 신는 아디다스 ‘엑스’ 축구화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손흥민은 볼보와 하나금융, CJ제일제당, 농심, 빙그레, 코카콜라, 태그호이어, SK텔레콤, TS샴푸, 질레트, 바디프랜드 등 다양한 분야의 광고 모델로 활약해왔습니다. 2022년 2월부터는 글로벌 맥주회사 ‘타이거 맥주’의 광고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는데요. 구체적인 광고 모델료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손흥민의 광고 모델료가 연간 계약 기준으로 1건당 1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보면, 손흥민이 2021년 광고 모델로 나서 벌어들인 수입은 60억원 안팎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손흥민의 광고 모델 효과가 검증된만큼 그를 찾는 기업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일례로 2019년 빙그레는 콘아이스크림 ‘슈퍼콘’의 모델로 손흥민을 발탁하면서 매출이 전년보다 80% 신장했습니다. 특히 광고에서 손흥민이 춤추는 장면은 영국 매체 ‘더선’에도 소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2018년부터 손흥민을 광고 모델로 발탁한 하나금융그룹 역시 ‘손흥민 효과’를 누리고 있는데요. 손흥민의 역동적인 이미지를 담은 ‘함께가 힘이다, 하나가 힘이다’란 유튜브 영상은 공개 당시 한 달만에 조회수 1000만을 돌파했습니다. TS샴푸는 ‘손흥민 토트넘 경기 직관 가자’ 이벤트를 진행한 후 접속자가 폭주해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고 합니다.

또 손흥민은 2022년 초 ‘NOS7’이라는 개인 브랜드를 론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5월 24일 손흥민이 ‘NOS7’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귀국하면서 해당 브랜드에 관심이 쏠렸는데요. 상표 출원인은 손흥민으로, 2022년 1월 5일 등록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의류와 음료, 식당업, 스포츠마케팅 등 15종에 걸쳐 상표를 출원했는데요. 이는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자신의 이름 이니셜과 등번호를 따서 ‘CR7’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던 것처럼 자신의 가치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