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된다면… 나이도 고친다

아나운서 지망생인 대학생 김모(22)씨의 실제 생년월일은 1996년 1월 14일. 주민등록부에는 음력인 1995년 11월 24일로 올라가 있다. 1995년생과 함께 학교생활을 해야 하는데 '혹시 나이가…

    입력 : 2017.07.17 03:00

    취준생 "취업 마지노선 있어… 남성 31.9세, 여성 29.2세"
    50만원 주고 訂正업무 맡겨

    아나운서 지망생인 대학생 김모(22)씨의 실제 생년월일은 1996년 1월 14일. 주민등록부에는 음력인 1995년 11월 24일로 올라가 있다. 1995년생과 함께 학교생활을 해야 하는데 '혹시 나이가 어리다고 놀림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부모님이 음력으로 등록한 것이다. 최근 김씨는 "내 나이를 되찾겠다"며 법원행을 결심했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아나운서는 한 살이라도 어릴수록 유리하다'는 얘기를 듣고 불안해졌다"고 했다. 김씨는 한 법률 사무소에 50만원을 주고 생년월일 정정(訂正) 업무를 맡겼다.

    생년월일을 수정하겠다는 취업 준비생들이 늘고 있다.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입사 지원서에 한 살이라도 나이를 줄이는 게 유리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지난 4월 취업 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과 취준생 131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68.6%가 "취업 마지노선이 존재한다"고 답했다. 이들이 생각한 취업 마지노선은 남성 31.9세, 여성 29.2세였다.

    서울가정법원은 "매년 150~200건이 생년월일 정정 허가를 받는다"며 "예전엔 연금이나 정년 등 이해관계 때문에 주로 중장년층이 정정 신청을 했는데, 최근엔 젊은 사람들이 나이를 바꾸고 싶다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생년월일을 정정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신청서와 돌 사진, 병원 출생증명서 등 현재 주민등록상 생년월일이 실제와 다름을 증명할 자료를 법원에 내야 한다. 법원은 그 서류와 증언을 토대로 심사를 진행하고, 법원장이 최종 수정 여부를 결정한다. 이런 자료가 없는 경우, 친·인척의 증언이나 실제 생일을 축하한 문자메시지, 엽서, 치과 진료 기록까지 동원하기도 한다. 서울 송파구의 한 행정사는 "나이가 어릴수록 이런 '비공인 자료'가 많이 남아 있고, 이것이 사실이라고 판단되면 법원이 수정을 허가한다"고 말했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조금이라도 유리하다는 생각에 취업 준비생들이 추가로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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