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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부터 개발까지 혼자 뚝딱... 2주 만에 만든 게임으로 5000만원 번 30대 1인 개발자

  • 글 jobsN 안중현

    입력 : 2017.01.04 09:10

    출시 한 달 반 만에  수천만원 번 게임 '숨바꼭질'
    게임 기획서부터 개발, 운영까지 모두 혼자서 척척
    1인 개발자만이 할 수 있는 영역 찾아야 성공

    출시 한 달여 만에 100만명이 넘게 다운로드 한 ‘대박’ 모바일게임이 있다. ‘숨바꼭질(Hide & Seek)’이라는 게임이다. 그런데 이 게임, 기획부터 개발,서버 운영까지 모두 한 사람이 다 했다.

    그럼에도 넷마블, NC소프트, 슈퍼셀(Supercell) 등 국내외 대형 게임회사들이 내놓은 대작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1월 1일 기준 숨바꼭질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게임 순위 6위다.

    jobsN 육선정 디자이너

    숨바꼭질을 만든 게임개발사 ‘아이진(iGene)’의 대표 겸 유일한 직원 유진(32)씨는 “게임을 좋아해서 만들다 보니 이런 날도 있다”고 했다. 요새 젊은이들이 꿈꾸는 '덕업일치'에 성공한 셈이다.

    한 분야에 빠져든 사람을 뜻하는 일본어 ‘오타쿠(オタク)’를 한국식으로 변형해 ‘덕후’라고 부른다. 빠져 있는 분야를 직업으로 삼으면 ‘덕후’와 ‘직업’이 일치한다는 뜻에서 ‘덕업일치’라고 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도 많이 버는 특별한 케이스다.

    ◇2주 만에 만든 숨바꼭질, 한 달 반 만에 수익 5000만원

    숨바꼭질 게임 방법은 간단하다. 게임에 접속하면 자동으로 ‘숨는 팀’과 ‘술래 팀’으로 나뉜다. 숨는 팀은 맵(map·게임의 배경)에 어울리는 사물이 되어 숨고, 술래 팀은 찾아다닌다.

    공사장이 맵으로 등장하면 이곳에 있을 만한 공구나 페인트 통 같은 사물로 변해 숨는 식이다. 200초 안에 숨겨진 사물을 다 찾으면 술래 팀이, 다 찾지 못하면 숨는 팀이 이긴다.

    숨바꼭질 게임 화면

    -아이디어가 돋보이는데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예전에 비슷한 형식의 PC게임들이 있었어요. 기존의 PC게임을 약간 수정해 만든 게임이죠. 모바일로 가져오면 먹힐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간단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인기니까요. 캐릭터도 요즘 추세에 맞춰 아기자기하게 꾸몄죠.

    특히 신경 쓴 부분은 게임 로딩에 걸리는 시간을 확 줄이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게임은 광고다 뭐다 해서 실제 게임 하기까지 1분씩 걸리는데, 숨바꼭질은 20초면 충분히 게임을 시작할 수 있어요. 시간 날 때 한 게임 빨리 즐기는 데 중점을 뒀어요.”
     

    -100만 다운로드 게임, 얼마 만에 만들었나요?

    “정확히 11월 1일에 시작해서 17일에 출시했습니다. 2주 남짓 걸렸네요. 저는 개발자지만, 미적 감각도 없고, 음악은 더더욱 모르기 때문에 그래픽과 음악은 사서 썼어요. 그래서 개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죠. 예전엔 ‘C언어’등 컴퓨터 언어를 배워야했어요. 요즘엔 ‘엔진’이라는 게임 개발 도구가 있기 때문에 욕심만 부리지 않으면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일단 출시해놓고 사용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세세한 부분을 고쳐나가는 식으로 운영하는 것도 개발이 빠른 이유입니다.”
     

    -돈을 쓰지 않으면 즐기기가 어려운 게임들이 많습니다. 숨바꼭질은 무료인데다 인앱결제(게임 자체는 무료지만, 게임 속에서 아이템 등은 돈주고 사는 형태) 아이템이 거의 없는데, 수익은 나는지요?

    “출시 이후 지금까지 5000만원쯤 벌었어요. 대작 게임들은 개발자만 수십명씩 달라붙고, 마케팅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이 정도 벌어선 손해가 납니다. 그래서 유료로 출시하거나 인앱결제를 많이 넣어요. 하지만 전 혼자잖아요. 모바일 광고를 붙이는 것만으로도 꽤 괜찮은 수익을 올릴 수 있죠.”
     

    숨바꼭질 수익의 원천은 모바일 광고다. 그런데 다른 게임과는 다르게 광고가 거슬리지 않는다. 게임에 광고가 녹아들었기 때문이다.

    '술래 팀'에서 먼저 잡힌 사람들은 다음 게임이 시작하기 전까지 다른 사람의 플레이를 보면서 기다려야 한다. 이 때 5~10초짜리 짧은 광고가 나가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성가셔하지 않는다. 기다리는 시간이 많이 남은 사용자는 선택에 따라 20~30초짜리 긴 광고를 보고 게임에서 쓸 수 있는 코인을 얻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자발적으로 광고를 보는 사람도 많다.


    ◇게임 좋아하던 소년, 독학(獨學)으로 게임 개발자 되다

    그는 순천대학교 멀티미디어공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에서 프로그램 이론과 기초에 대해서 배웠지만, 실제 개발에 필요한 것들은 독학(獨學)했다. 대학교 졸업작품으로 만든 ‘랜덤 채팅’이 제법 알려지면서 본격적인 개발자의 길에 들어섰다. 앱 접속자를 무작위로 연결해주고, 서로 모르는 상태에서 대화할 수 있는 앱이다.

    유진씨가 처음으로 개발한 앱 '랜덤 채팅'. 지금은 서비스가 중단됐다./인터넷 캡처

    -왜 게임 개발자가 됐나요?

    “조금은 뻔한 스토리예요. 게임이 좋아서 게임 개발자가 됐죠.  혹시 ‘쯔꾸르(ツクール·일본에서 나온 게임 제작 툴)라는 거 아세요?  90년대 중반 한창 유행했어요. 중학생 때 이걸로 며칠씩 밤새워 만든 게임을 친구들에게 나눠줬더니 좋아하더라고요. 자연스레 ‘내가 만든 게임을 다른 사람이 즐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마침 대학 졸업 작품으로 만든 ‘랜덤 채팅’ 앱이 제법 인기를 끌었어요. 매달 100만원 정도의 수익이 났죠. 대학생으로썬 제법 큰돈이잖아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겠다 싶어서 게임 개발자의 길에 들어섰죠.”


    -개발자가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요?

    “대학 때 프로그래밍을 조금 배우긴 했어요. 그런데 학부 과정에서 배우는 게 특별한 게 아니거든요. 개발 관련 책을 잔뜩 봤고, 하다가 막히면 검색했죠. 구글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소스가 공개돼 있어요. 사실 첫 작품 랜덤 채팅은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소스를 가져다 붙여 만든 거예요.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죠. 당시엔 안드로이드 앱이 별로 없을 때라 사용자 수가 금방 늘었어요. 운이 좋았죠.”


    -게임 개발해서 생계유지가 되나요?

    “게임 하나 뚝딱 만들어서 남들 연봉만큼 번다면 ‘돈 많이 버는 것 아니냐’고 오해하실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앱의 수명이 그리 길지 않아요. 숨바꼭질이 앞으로 얼마나 꾸준히 인기를 끌 수 있을지 모르고, 새로 내놓는 게임이 꼭 성공하리란 보장도 없잖아요. 먹고 살려고 PC방 운영도 해봤어요. 게임 개발과 동시에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매장관리에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들더군요. 1년 정도 하다가 접었어요. 제 인건비 말고는 게임 개발하는 데는 큰돈이 들진 않는게 다행이예요. 사용자의 흥미를 끌만한 게임을 꾸준히 만들면 큰 돈은 못벌어도 먹고 살 순 있을거 같아요.”
     

    ◇1인 개발자만 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야

    그가 숨바꼭질에 앞서 만든 게임 중 많이 알려진 게임은 ‘스케치 퀴즈’다. 2011년 2월에 출시된 이 게임은 지금까지 500만 다운로드를 넘어섰다. 역시 숨바꼭질처럼 간단한 캐쥬얼 게임이다. ‘사자’라는 단어를 주면, 한쪽은 사자를 그리고, 이를 먼저 맞추는 쪽이 이기는 식이다. TV 예능 등에서 볼 수 있던 사물 맞추기 퀴즈를 모바일로 옮겨온 것이다.

    유진씨가 개발한 '스케치 퀴즈'

    -1인 개발자로 성공하는 팁을 하나 준다면요.

    “아직 성공했다고 말하긴 이르죠. 제 주제를 잘 안다는 게 팁이면 팁이랄까요. 시나리오도 풍부하고 캐릭터도 많은 대작 게임은 1인 개발자가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이런 건 대형 게임회사의 몫으로 남겨둬야 해요. 대신 1인 개발자만 할 수 있는 영역을 찾으라는 얘길 해주고 싶어요. ‘이 정도 게임은 혼자서 만들 수 있겠다’라는 지점을 찾아야 해요. 주로 간단한 캐쥬얼 게임 위주겠죠.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메모해 놓으면 도움이 될 겁니다.”

    집 한편의 작업공간에서 개발 작업 중인 유진씨/유진씨 제공

    -사람을 더 영입해서 회사를 만들 수도, 게임 개발사에 취직을 할 수도 있는데 왜 1인 개발자를 고집하나요?

    “저는 순천 토박인데요, 고등학교는 경주에서 나왔어요. 집안이 어려워지면서 친척집으로 갈 수밖에 없었죠. 지금은 좀 사정이 나아져서 다시 순천으로 왔어요. 얼마 전 100일을 맞은 아이와 가족이 모두 이곳에 있죠. 취직을 하거나 회사를 만들려면 서울로 가야 하는데, 소중한 가족을 두고 서울로 가기는 어려워요. 혼자서 일하는 버릇이 들어 다른 사람들과 협업하는 게 익숙지 않습니다. 게다가 서른을 넘긴 나이에 새 환경에 적응하기 쉽지 않다는 현실적 문제도 있어요.”
     

    -개발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픈 이야기는요.

    “하루에도 ‘어떻게 하면 게임 개발자가 될 수 있느냐’는 이메일이 몇 통씩 와요. 저는 ‘무조건 만들어 보라’고 얘기합니다. 개발 관련 책도 많고, 인터넷에 예제도 많이 나와있으니 이것저것 섞어서 만들어 보라고 해요. 일단 부딪혀 봐야 뭐가 부족한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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