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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가 선택한 매출 1조원의 사나이

  • 글 jobsN 박유연

    입력 : 2016.12.28 09:30

    애플 아이폰용 카메라 모듈 공급
    코스닥 떠나 홍콩 증시 상장
    성공 비결은 '역발상과 트렌드 읽기'

    ‘코웰 이 홀딩스(코웰)’ 곽정환 회장. 애플에 아이폰용 카메라모듈을 납품하며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애플의 ‘키(KEY) 서플라이어’ 가운데 유일한 비(非)다국적 기업이다. 홍콩 증시에 상장한 유일한 한국인 CEO. 애플 비밀주의 영향으로 언론 노출이 거의 없었던 곽 회장을 홍콩에서 만나 창업기와 성공비결을 들었다.

    곽정환 회장


    ◇상사맨에서 사업가로

    1964년 대구에서 태어나 계성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1987년 (주)대우에 들어가 상사맨을 하다 1992년 홍콩으로 건너갔다.

    -언제부터 사업 꿈꿨나요.
    고등학교 때요. 사업 배우겠다고 상대 가고 대우 간거였어요. 입사하자 마자 인사팀과 싸우다시피 해외영업팀 발령받아 봉제인형 수출을 맡았습니다. 어느 정도 배웠다 싶어 중국에서 봉제인형 만들겠다고 1992년 나왔어요.

    -왜 중국이었나요.
    사업에서 제일 중요한 게 ‘기회’에요. 환경은 부차적인 문제죠. 문화 다르고 언어 낯설어 못하겠다? 익숙하지만 기회없는 곳, 백날 있어야 뭐하나요. 전혀 몰라도 기회있는 곳 가는 게 낫죠. 내가 생각하는 아이템에 기회 줄 수 있는 곳 찾아간 겁니다. 저는 봉제를 생각했고, 당시 좋았던 나라가 중국이었어요. 올라타야 기회입니다.

    -어떻게 시작했나요.
    처음 여직원 한 명의 상사 개념으로 시작했습니다. 바이어 주문 받아 제조 공장에 오더 내고, 납품하는 식이죠. 그렇게 고객 늘려나가 창업 4년 만에 중국 동관에 공장 지어 제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매출이 1000억원대 까지 갔습니다.


    회사 잘 나가던 2001년 ‘뜬금 없이’ 카메라 모듈 사업을 시작했다.

    -기술 모르는 사람이 IT기업이라뇨.
    저는 봉제인도, 카메라인도, 금융인도 아닌 ‘기업가’에요. 임직원에게 좋은 직장 제공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죠. 직원에게 지속적으로 좋은 미래 보여줄 수 있도록 비전 찾는 게 제 일입니다. 여기 충실하려면 끊임없이 새 일 찾아야 합니다. 어떤 아이템 잘 아는지 여부는 부차적인 사항이죠. 기술은 좋은 사람에게 맡기면 됩니다.

    -카메라모듈에 확신이 들던가요.
    가능성에 승부 걸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휴대폰 카메라는 부차적인 기능이었어요. 하지만 곧 대세로 변할거라 봤어요. ‘뉴마켓’으로 본거죠. 이미 성숙한 산업에 중소기업이 새로 진입해 어떻게 승부 볼 수 있을까요. 기술? 가격? 불가능합니다. 거대기업이 아니라면 끊임없이 ‘초기 진입’을 노려야 합니다.


    ◇애플에 ‘일단 거래 틉시다’

    예상이 맞았다. 곧 휴대폰 카메라가 주요 기능으로 떠오르면서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수급 물량을 늘렸고, 삼성·LG 납품에 성공했다. 그리고 2007년 애플로 시선을 돌렸다.

    -왜 애플을 찾아갔나요.
    곧 매출에 한계가 오더라구요.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봤어요. 당시 애플은 카메라모듈의 대량 구매처가 아녔어요. 휴대폰 제조를 안했으니까요. 그런데 IT기기에 카메라 접목하는 걸 애플이 언제까지 안하겠어요. 일단 선점해 두자는 생각에 ‘아이팟에 카메라 심어 보자’고 무작정 찾아갔죠. 언제 상대방을 공략하느냐. 이게 중요합니다.

    -뭐라고 설득했나요.
    사업의 본질이 뭘까요. 가격, 품질, 납기. 3가지 많이 얘기합니다. 그런데 이름없는 기업이 애플을 찾아가요. 뭘 강조하겠어요. 아무 것도 안됩니다. 잘하는 기업이 사방에 널렸어요. ‘스피드’를 강조했습니다. 결재 안받고 회의 안하고 바로 결정해서 애플이 원하는 걸 맞춰 줍니다. 빠르고 정확한 의사 결정. 확실한 경쟁력이죠. 누가 해줄까요. 삼성? 소니? 샤프? 고객의 요구에 바로 피드백해 실행하는 것. 중소기업만 할 수 있습니다.


    -언제부터 공급했나요.
    2007년 협의 시작해 2009년부터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아이디어는 아이팟이었는데 아이폰용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생산물량의 80%를 애플에 납품합니다.

    -애플과 일해보니 어떤가요.
    애플은 ‘애니타임’ 일하고 주문해요. 주7일 24시간 막힌 게 있으면 바로 풀어주고, 애플 직원이면 지위고하 막론하고 저를 컨택할 수 있게 열어 놨습니다. ‘왜 말단 직원 상대하세요’ 묻는 사람이 있어요. 웃기는 소리 말라 하세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한국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애플이 너무 압박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일 지독하게 시키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키워줘요. 한 번 신뢰하면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많은 물량을 주죠. 본인들이 더 열심히 일합니다. 저희 회사에 애플 직원 3~4명이 상주하는데 일을 굉장히 좋아해요. 한국 기업과 비교할까요? '술 한 잔과 커피 두 잔'으로 정의해요. 한국 사람은 해외 출장 가면 술 한 잔 할 곳부터 찾아요. 반면 애플 직원은 커피 두 잔 찾아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비행기 타고 아시아에 도착하면 새벽인데, 바로 공장 가는 동안 잠 깨려고 커피 두 잔 마시는거죠.


    ◇홍콩 상장, 다음은 바이오

    2008년 코스닥에 상장해, 3년 만에 스스로 떠났다. 작년 3월 한국 기업인 최초로 홍콩 증시에 상장했다. 현재 시가총액 5억달러(약5500억원), 코스닥 떠날 때 시가총액(900억원)의 6배 규모다. 그 사이 회사 매출은 500억원에서 1조원으로 불었다.

    -국내 증시를 왜 떠났나요.
    본사가 홍콩에 있는 외국 기업이에요. 하지만 겉모습일 뿐이에요. 전 한국인이고, 한국 직원도 많아요. 사실상 한국 기업이죠. 그런데 증시에선 이름없는 중국 기업으로 보더라구요. 상장 후 3년간 순이익이 4배 이상으로 늘었는데 주가가 제자리에요. 사모펀드 투자받아, 일반 투자자에게 돈 돌려주고 3년 만에 상장폐지했어요.

    -그리고 홍콩 증시에 상장한건가요.
    제대로 다시 평가받고 싶었어요. 오래 작업해서 작년 3월 상장에 성공했습니다. 뿌듯해요.


    -앞으로 생각하는 사업이 있나요.

    곧 바이오에 뛰어 듭니다. 신약후보물질 개발하려고 해요. 준비한 지는 벌써 수년 됐어요. 좋은 사람 찾아 만나고, 그 사람이 절 신뢰할 수 있게 꾸준히 관계했죠. 생물학자, 화학자, 의·약학자들이요. 그렇게 제 ‘그림’에 동참하겠다는 연구자들 모아 새로 법인 만들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갑니다.

    -다른 계획은요?
    1998년 잠깐 벤처캐피탈 한 적이 있어요. 꼭 돈 벌어야 겠다는 건 아녔어요. 끊임없이 챌린지하는 환경에 있어야 해요. 늘 새로운 비즈니스를 봐야 하죠. 신기술 접하는 데 벤처캐피탈 만한 기회가 없어요. 곧 다시 할 생각입니다. 다만 단순 투자 보다 어드바이저로서 도움 주고, 경험과 노하우 전수하는 역할 하려고 해요. 벤처 인큐베이터에 가깝겠네요.


    ◇문과생의 성공 비결

    -경영 철학이 뭔가요.
    문과생이 직접 신기술을 개발할 수 없어요. 대신 기회가 어디 있는지 트렌드는 읽을 수 있습니다. 끊임없이 현재와 미래를 생각해야죠. 성장 가능성 높은 사업을 찾아야죠. 그러려면 매일 뭔가 판단을 해야 하고, 선택의 메카니즘을 만들어 놔야 합니다. 기업가가 미래 보는 건 ‘DO’가 아닌 ‘MUST’의 문제입니다. 두 가지 안하는 게 있습니다.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하는 아이템, 내수 시장만 보는 수입대체 아이템. 대신 이걸 찾아야 해요. 품질 좋으면 제 값 받고 전세계에 팔 수 있는 아이템. 신문 무시하죠? 전 꾸준히 읽습니다. 사소한 기사가 신성장 동력의 힌트가 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가십만 읽지 말고 꾸준히 세상 돌아가는 것 보세요. 모든 것에 관심갖고 고민해 보세요. 특히 문과생들.

    -어떤 사람이 사업에 맞나요.
    내 자신을 알아야 해요. ‘난 어떤 DNA 갖고 있지?’ 역발상 잘하는 사람이 좋습니다. 신입사원 보면 일단 열심히 배우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면 어떤 사람은 모든 게 맘에 안들어요. ‘왜 저렇게 하지?’ ‘이렇게 하면 더 나을텐데.’ 이런 생각하는 사람이 사업에 맞아요. 자신감 있는 사람이죠. 둘째로 지위에 상관없이 리더 기질이 있어야 해요. 지시 받아 하는 건 너무 싫고, 알아서 하는 게 좋은 사람이요. 지시 사항 잘해내는 데 만족하는 사람은 사업할 수 없습니다. 전 사원 2년차부터 ‘믿으니 너 알아서 하라’는 말 들었어요.


    -사업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전 고민 안합니다. 걱정 안합니다. ‘이렇게 하면 되겠다’ 판단 서면 앞만 봅니다. ‘프로세스 & 코스’란 말이 있어요. 미래 전망 살피면서 리스크 나열하는 거죠. 그리고 리스크가 크다 싶으면 사업 접어요. 왜 그렇게 합니까. 저에게 리스크는 ‘TO DO LIST’에요. 해결과제란 뜻이죠. 부정적으로 보지 말고, ‘해결하면 사업이 좋아지는 요소’로 봐야 합니다. 그 어디에도 100% 완벽한 찬스는 없습니다. ‘내가 하는 일은 무조건 된다’ 이런 생각 갖고 일해야 합니다.

    -그래도 돌발상황이 생기죠.
    언제든 발생할 수 있죠. 계획에 문제가 있거나 실행을 잘못해 생깁니다. 그럴 때 대기업은 ‘리스크’를 분석해 다시 접근합니다. 사업 접는 경우도 나오죠. 중소기업은 그렇게 하면 안됩니다. ‘TO DO LIST’에 추가해 바로 해결해야 합니다. 즉각적인 실행은 중소기업만 할 수 있어요. 2011년 애플이 아이폰 카메라 방식을 바꿨어요. 내가 기술을 압니까? 직원에게 물었죠. ‘바꿀 수 있냐.’ ‘할 수 있다.’ ‘뭐가 필요하냐.’ ‘이런 사람과 이런 장비가 필요하다.’ ‘나 믿어라.’ 사방으로 뛰어 갖다줬죠. 답이 나옵니다. 이게 CEO의 역할입니다.

    -청년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인생 주가가 있어요. 명문대 출신이면 대학 합격 때 최고점 찍은 건 아닌지 돌아보세요. 계속 상승곡선 그려야 합니다. 사명감 가지세요. 세상에 좀 의미있는 일을 하겠다. 가치있는 흔적을 남기겠다. 이런 생각이 서면 흔들리지 않아요. 자신감 가지세요. '맞는다' 생각 들면, 신념 갖고 밀어붙이세요. 마지막으로 어떤 일이건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역발상 하겠다고 노력하세요. 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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