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스타트업 CEO? 그의 정체는?

“2012년 2월 설립했으니까 벌써 만 4년이 지났네요. 다양한 행사를 대행하는데, 최근 들어선 창업·스타트업과 관련한 행사를 중심으로 하고 있어요.”

이정우 대표가 이끄는 써클커넥션은 강연·이벤트 등을 기획하고 행사 준비와 현장 진행을 대행하는 스타트업이다. 창립 초기 SK플래닛 트라이앵글 토크 콘서트,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콘퍼런스 등을 기획·대행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 들어선 구글 캠퍼스 등 스타트업 행사를 주로 맡고 있다.
 
모바일·IT 기반 창업이 대부분인 스타트업 환경에서 이벤트 기획이란 독특한 아이템으로 창업한 이 대표는 DJ와 스타트업 CEO라는 투잡(two job)에 성공한 벤처인이기도 하다. 헤드폰을 끼고 음악과 춤을 즐기는 사일런트 디스코 DJ로 3년 가까이 활동했다. 지금도 디제잉 강습도 하는 6년 차 DJ다.

“술은 잘 못하고 담배는 안 피우다 보니 스트레스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아요. 이런 저에게 음악으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DJ는 멋진 일이죠. 전업 DJ는 아니다 보니 음악에 100% 매진할 수는 없지만, 일할 때나 운전할 때 늘 음악을 들으면서 선곡해 파티가 있을 때마다 틀고 있어요.”

DJ 활동이 사업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이 대표는 “각종 행사에서 DJ를 맡은 걸 기억해준 덕에 많은 분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며 “굳이 DJ 생활의 힘든 점을 꼽자면 시간이 좀 부족하고, 몸이 좀 피곤하다는 것 정도뿐”이라고 말했다.

수입은 얼마나 될까? 그는 “행사 기획·대행이라는 업무 특성상 전국을 다닐 일이 많은데 DJ 활동으로 버는 돈이 주유비 정도는 된다”며 말을 아꼈다.
 
사실 이 대표는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한 경제단체 직원이었다. ‘국내에 있는 모든 기업이 다 망한 다음에야 없어진다’는 얘기를 듣을 정도로 안정된 직장이지만 그는 3년 만에 그곳을 나와 프리랜서의 길로 들어섰다.

“초등학생들도 장래 희망을 ‘공무원’ 같이 안정된 직장을 얘기하는 요즘, 아마 많은 분이 제 선택을 이해하지 못하실 거예요. 하지만 당시엔 ‘내가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뭔들 못할까?’라는 조금은 당돌한 생각을 했습니다. 좀 더 자유롭고 제가 잘하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 이런 겁니다. 그때보다 수십, 수백배 힘들지만 이겨내고 버텨내서 얻는 성취감은 말로 다 할 수 없어요.”